오디션은 일반적으로 자유연기로 시작해서 즉흥대사, 특기 그리고 면접의 순서로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즉흥대사가 끝난 후에 면접이 시작되고 필요에 따라 특기를 주문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것은 자유연기와 즉흥대사의 순서이다. 대부분 자유연기를 즉흥대사보다 먼저 하게 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자유연기는 ‘연기하는 배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고, 즉흥대사는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데, 이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연기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같은 역할이라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가 중요하다. 연기하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그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자유연기는 위에서 말했듯이 ‘연기하는 배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과정에서 배우가 가진 인간적인 매력과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전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배우가 입장해서 인사를 하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기까지는 채 1분도 걸리지 않는다. 간혹 친절한 심사위원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던진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한다고 해도 시간은 그리 많이 흐르지 않는다. 배우가 입장해서 연기를 시작하기까지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낯선 공간에 적응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의 인사를 받고나서 불과 몇 분 뒤에 그 사람의 연기에 집중해야하니 말이다. 배우가 낯선 공간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심사위원들도 낯선 사람에 대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몇 분이란 시간은 어색한 느낌을 없애기에는 배우나 심사위원 모두에게 넉넉지 않은 시간이다.

배우의 연기가 시작되어도 심사위원들은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안다고 해도 나이나 이름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올 때 받았던 첫인상 정도가 전부이다. 배우의 걸음걸이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배우인지 다 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심사위원이 아니라면 지금 연기하고 있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우리가 공연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우리는 공연이 시작되어도 한참 동안은 배우를 등장인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키가 크다, 잘 생겼다, 착할 거 같다, 발음이 안 좋다, 목소리가 좋다 등의 생각으로 그 배우를 판단한 이후에야 그를 작품 속 등장인물로 조금씩 받아들인다. 심사위원들도 다르지 않다. 연기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발성, 발음, 화술, 감정, 움직임 같은 기본적인 연기력은 물론이고, 겉으로 보이는 성격이나 이미지에서부터 감춰진 콤플렉스나 숨겨진 매력까지 그들의 생각은 끝이 없다. 보통 자유연기가 2~3분정도 분량인 것을 감안하면 이 짧은 시간동안 심사위원들의 머릿속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잡생각을 하거나 딴청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은 더더욱 아니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연기하는지를 통해 그 사람의 참모습과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심사위원들의 노력이다.
오디션의 두 번째 관문은 즉흥대사다. 심사위원들이 자유연기에서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전체적으로 알고 싶어 했다면, 즉흥대사에서는 이 배우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자유연기 하나만으로 배우의 연기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자유연기가 그 배우의 온전한 실력이라고 믿을 만큼 순진한 심사위원도 없다. 배우들의 자유연기는 자기의 캐릭터나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대본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거나 연기하기 편한 대본일 것이다. 간혹 캐릭터가 강한 배우들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자기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독백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자신과 전혀 동떨어진 대본을 선택하는 일은 드물다. 독백은 많던 적던 그 대본을 연기하는 배우와 닮아 있다. 그래서 자유연기는 배우를 한 인간으로 파악하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진정한 실력과 다양한 재능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유연기에서 배우의 인간적인 매력이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해도 이것이 실제로 작품에서 가능한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즉흥대사는 자유연기에서 발견된 가능성이 실제로 가능해질 수 있는지 판단하는 효과적인 평가수단이다. 오디션 보기 10~20분 전에 받은 대본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배우가 가진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배우들은 자유연기를 만들기 위해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했던 과정을 단 몇 십 분 안에 해결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대본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때론 도무지 앞, 뒤 상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인물들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본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없는 배우라면 정말 끔찍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설사 대본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역할을 자기화시켜 창의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즉흥대사는 연기에 대한 총체적인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백이라는 두꺼운 가면 뒤에 감춰진 배우의 진짜 실력과 재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평가수단이 되는 것이다.
처음 접하는 대사를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해서 연기해야하는 두려움은 오디션에 참가한 모든 배우들에게 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지, 자신이 소화하기 힘든 역할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 감정파악이 안되면 어떻게 하나 등등 즉흥대사에 대한 걱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걱정하는 만큼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즉흥대사가 명쾌한 상황이나 인물관계를 제시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창의적인 연기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창의적인 연기는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벌거벗은 자신을 무대 위에 드러낼 때 가능하다. 심사위원들이 즉흥대사에서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런 살아 숨 쉬는 연기다. 배우들이 자신의 독특함을 가지고 자신이 어떤 배우인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 배우인지를 보여준다면, 즉흥대사는 캐스팅을 위한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것이다.
오디션은 일반적으로 자유연기로 시작해서 즉흥대사, 특기 그리고 면접의 순서로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즉흥대사가 끝난 후에 면접이 시작되고 필요에 따라 특기를 주문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것은 자유연기와 즉흥대사의 순서이다. 대부분 자유연기를 즉흥대사보다 먼저 하게 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자유연기는 ‘연기하는 배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고, 즉흥대사는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데, 이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연기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같은 역할이라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가 중요하다. 연기하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그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자유연기는 위에서 말했듯이 ‘연기하는 배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과정에서 배우가 가진 인간적인 매력과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전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배우가 입장해서 인사를 하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기까지는 채 1분도 걸리지 않는다. 간혹 친절한 심사위원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던진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한다고 해도 시간은 그리 많이 흐르지 않는다. 배우가 입장해서 연기를 시작하기까지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낯선 공간에 적응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의 인사를 받고나서 불과 몇 분 뒤에 그 사람의 연기에 집중해야하니 말이다. 배우가 낯선 공간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심사위원들도 낯선 사람에 대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몇 분이란 시간은 어색한 느낌을 없애기에는 배우나 심사위원 모두에게 넉넉지 않은 시간이다.
배우의 연기가 시작되어도 심사위원들은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안다고 해도 나이나 이름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올 때 받았던 첫인상 정도가 전부이다. 배우의 걸음걸이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배우인지 다 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심사위원이 아니라면 지금 연기하고 있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우리가 공연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우리는 공연이 시작되어도 한참 동안은 배우를 등장인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키가 크다, 잘 생겼다, 착할 거 같다, 발음이 안 좋다, 목소리가 좋다 등의 생각으로 그 배우를 판단한 이후에야 그를 작품 속 등장인물로 조금씩 받아들인다. 심사위원들도 다르지 않다. 연기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발성, 발음, 화술, 감정, 움직임 같은 기본적인 연기력은 물론이고, 겉으로 보이는 성격이나 이미지에서부터 감춰진 콤플렉스나 숨겨진 매력까지 그들의 생각은 끝이 없다. 보통 자유연기가 2~3분정도 분량인 것을 감안하면 이 짧은 시간동안 심사위원들의 머릿속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잡생각을 하거나 딴청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은 더더욱 아니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연기하는지를 통해 그 사람의 참모습과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심사위원들의 노력이다.
오디션의 두 번째 관문은 즉흥대사다. 심사위원들이 자유연기에서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전체적으로 알고 싶어 했다면, 즉흥대사에서는 이 배우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자유연기 하나만으로 배우의 연기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자유연기가 그 배우의 온전한 실력이라고 믿을 만큼 순진한 심사위원도 없다. 배우들의 자유연기는 자기의 캐릭터나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대본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거나 연기하기 편한 대본일 것이다. 간혹 캐릭터가 강한 배우들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자기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독백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자신과 전혀 동떨어진 대본을 선택하는 일은 드물다. 독백은 많던 적던 그 대본을 연기하는 배우와 닮아 있다. 그래서 자유연기는 배우를 한 인간으로 파악하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진정한 실력과 다양한 재능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유연기에서 배우의 인간적인 매력이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해도 이것이 실제로 작품에서 가능한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즉흥대사는 자유연기에서 발견된 가능성이 실제로 가능해질 수 있는지 판단하는 효과적인 평가수단이다. 오디션 보기 10~20분 전에 받은 대본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배우가 가진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배우들은 자유연기를 만들기 위해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했던 과정을 단 몇 십 분 안에 해결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대본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때론 도무지 앞, 뒤 상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인물들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본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없는 배우라면 정말 끔찍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설사 대본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역할을 자기화시켜 창의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즉흥대사는 연기에 대한 총체적인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백이라는 두꺼운 가면 뒤에 감춰진 배우의 진짜 실력과 재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평가수단이 되는 것이다.
처음 접하는 대사를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해서 연기해야하는 두려움은 오디션에 참가한 모든 배우들에게 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지, 자신이 소화하기 힘든 역할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 감정파악이 안되면 어떻게 하나 등등 즉흥대사에 대한 걱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걱정하는 만큼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즉흥대사가 명쾌한 상황이나 인물관계를 제시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창의적인 연기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창의적인 연기는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벌거벗은 자신을 무대 위에 드러낼 때 가능하다. 심사위원들이 즉흥대사에서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런 살아 숨 쉬는 연기다. 배우들이 자신의 독특함을 가지고 자신이 어떤 배우인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 배우인지를 보여준다면, 즉흥대사는 캐스팅을 위한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