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대사는 입시의 기본이자 정수이다.

자유연기가 오디션이라는 코스요리의 ‘에피타이저’라면, 즉흥대사는 ‘메인요리’라고 할 수 있다. 특기는 ‘디저트’로 나오는 커피나 아이스크림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메인요리’는 대충 만들면서 ‘에피타이저’와 ‘디저트’에 공을 들이는 요리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오디션을 준비하는 배우들은 오디션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즉흥대사를 제쳐두고 자유연기와 특기를 만드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특기에 대해서는 거의 강박관념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어서 특기가 마치 연기의 완성이라도 되는 것처럼 춤과 노래를 배우고 연마한다. 춤과 노래가 안 된다면 성대모사라도 준비한다. 준비과정만 본다면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가수나 개그맨이 되고 싶은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다시 말하지만 자유연기는 ‘에피타이저’고, 특기는 ‘디저트’다. ‘메인요리’를 먹는데 따라 나오는 ‘덤’인 것이다. 에피타이저가 만족스럽던, 그렇지 않던 이것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날 손님은 아무도 없다. 에피타이저는 요리사의 기본적인 스타일이나 실력에 대한 짐작과 함께 앞으로 나올 메인요리에 대한 기대치를 결정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손님이 요리사의 진짜 실력을 평가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메인요리다. 이것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디저트가 나오기도 전에 계산을 하고 나갈지도 모른다. 설사 디저트를 먹는다 해도 그 순간의 대화는 메인요리에 대한 불평과 불만일지 모른다.


오디션이나 입시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즉흥대사란 메인요리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 자유연기란 에피타이저는 결국 즉흥대사란 메인요리를 더 맛있게 즐기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즉흥대사라는 메인요리가 만족스러워야 특기라는 디저트를 심사위원들이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코스요리의 완성을 위해서 뭐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유독 즉흥대사에 대해서 강조하는 이유는 즉흥대사가 오디션이나 입시의 기본이자 정수이기 때문이다